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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올때쯤 자연스럽게 따뜻한 물이 그리워져요. 찬바람이 불고 코끝이 얼어붙는 날에도  뜨끈한 물속에 몸을 담가도 좋지만 계절이 바뀌면서 물놀이도 얼른 하고 싶을거예요. 그런데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공감하실 거예요. 그럴 때마다 아이들도 같이 어딘가 가고 싶어 하거든요.

올 봄 딱 그런 날이었어요. 겨울이 가고 조금씩 길거리의 나무도 꽃도 푸릇함을 보이려고 할 때 저는 이제 곧 물놀이를 하는 날도 오겠구나 하며 이불 안에서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죠. 순간 머리를 스친 생각. "그래, 실내 워터파크를 가보자!" 그때부터 저희 가족의 워터파크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어요.

 

물놀이 준비물
물놀이 준비물

부천 웅진플레이도시 – 서울 가까운 워터 힐링

첫 번째로 떠난 곳은 부천 웅진플레이도시. 서울에서 차로 30~40분 거리인데다, 지하철도 연결돼 있어 차 없이도 접근성이 좋아요. 네이버에서 오후권 예매하고, 카드사 할인까지 적용하니 가격 부담도 줄었죠.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들려오는 아이들 웃음소리에 마음까지 따뜻해졌어요.

아이들과 유수풀을 따라 둥둥 떠다니며 손을 흔들고, 파도풀에서는 파도에 몸을 실어보기도 했죠. 실내 슬라이드도 몇 번씩 타고 나니, 아이들은 볼이 빨개지도록 웃으며 "또 타고 싶어!"를 외쳤어요. 특히 찜질방과 키즈카페까지 연결돼 있어서, 물놀이 후에도 쉴 공간이 있다는 점이 부모로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날 저녁, 차 안에서 아이들은 숙면에 빠졌고, 저희 부부는 오랜만에 조용한 드라이브를 즐겼어요. 아주 작은 휴식이지만 참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김포 웨더파크 – 유아동 가족에게 최고의 선택

그 다음 주엔 가까운 곳을 더 찾아보다가 알게 된 김포 웨더파크로 향했어요. 이곳은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유아동 중심으로 잘 구성돼 있어 아이가 어릴수록 만족도가 높습니다. 특히 미끄럼틀이 크지 않아 두 살, 세 살 아이도 부담 없이 놀 수 있어요.

서울에서 1시간 정도면 도착하니 ‘주말 오후 출발’도 가능했죠. 이날은 특히 비가 오던 날이었는데, 유리창 너머로 들려오는 빗소리와 워터파크 안의 따뜻한 열기가 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도심 속 리조트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용하게 흐르는 음악과 함께 잔잔한 물결 속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그 순간, 바쁜 일상 속에 잠시 멈춰 서서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아산 테딘워터파크 – 온천이 흐르는 워터파크

좀 더 특별한 경험을 원해서 떠난 여행이 바로 아산 테딘워터파크예요. 충청도 아산에 위치한 이 워터파크는 온천수를 사용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에요. 일반 워터파크보다 피부에 닿는 물이 훨씬 부드럽고, 금세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듭니다.

이곳은 워터파크와 리조트가 함께 있어서, 1박 2일 코스로 잡기에 좋아요. 저희 가족도 숙박을 했는데, 물놀이 후 방에 돌아와 창밖으로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컵라면을 나눠 먹던 시간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워터존 외에도 스파존이 정말 좋았어요. 특히 겨울 야외탕에서 입김을 내쉬며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지금 내가 진짜 살아 있구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대구 한화 스파밸리 – 자연과 스파가 어우러진 공간

한번은 대구로 일이 있어 내려갔다가, 한화 스파밸리를 찾게 됐어요. 이곳은 워터파크라기보단 ‘워터힐링 리조트’에 가까운 곳이에요. 유리천장을 통해 자연광이 스며들고, 나무와 식물로 꾸며진 실내 인테리어 덕분에, 도심 한가운데 있음에도 자연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위한 공간과 어른 전용 스파존이 잘 구분돼 있어서, 남편과 교대로 쉴 수 있었어요. 한쪽에선 아이가 미끄럼틀을 타고 놀고, 다른 한쪽에선 저는 스파 안에서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았죠. 그날 밤, 오랜만에 남편과 조용한 대화를 나누며 아이가 자는 모습만 보고도 웃음이 났어요. 가끔은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조용한 쉼’일 뿐이구나 싶었습니다.

용산 드래곤시티 스파렉스 – 도심 속 커플 힐링 스팟

서울 한복판, 용산 드래곤시티 스파렉스는 연인끼리 데이트하기 정말 좋은 곳입니다. 물론 워터파크 느낌보다는 스파와 찜질방 중심이긴 하지만, 평일 저녁에 가볍게 다녀오기에 부담 없고, 야경을 볼 수 있는 루프탑 공간도 있어 분위기가 좋아요.

한겨울, 도심 빌딩 불빛을 배경 삼아 따뜻한 물속에 나란히 누워 있었던 그 순간이 참 낭만적이었습니다. 한 마디 말 없이도 서로의 눈빛으로 많은 걸 나눌 수 있었던 그런 밤이었죠. 이런 공간이 도심 한가운데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실내 워터파크를 200% 즐기기 위한 꿀팁 정리

6군데나 다니다 보니, 이제는 실내 워터파크 마스터가 된 기분이에요. 몇 가지 팁을 공유해볼게요.

  • 방수팩, 슬리퍼, 수건은 필수! 수건은 2장씩 챙기세요.
  • 아이 동반 시: 방수 기저귀, 작은 튜브, 방수 팩, 간식 필수!
  • 할인 필수: 네이버예약, 쿠팡, 티몬에서 '오후권'이 저렴합니다. 카드사 제휴 확인도 꼭 하세요.
  • 오후권 추천: 아침보다 사람도 적고, 가성비도 좋아요.
  • 마무리는 찜질방이나 스파존에서 여유롭게 하세요. 피로 회복에 최고예요.

물보다 따뜻한, 그 순간의 기억

실내 워터파크는 단순한 물놀이장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흘러가는 시간, 함께 웃는 가족, 서로 기대는 연인, 조용히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들이 그 공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주죠. 비가 오든, 눈이 내리든, 바람이 불든 상관없어요. 그 안에서는 항상 따뜻하고, 웃음이 있고, 추억이 생깁니다.

다음번에도 아마 아이가 말하겠죠. “우리 또 물놀이 가자!” 그러면 저는 이번엔 또 어떤 워터파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하며 검색창을 열 거예요.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또 하나의 ‘가족여행’을 시작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