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거창한 계획 없이, 그냥 오늘 당장 떠나고 싶을 때 있잖아요. 특히 바다 생각이 간절한 날엔 더더욱. 그래서 준비했어요. 서울, 대전, 대구에서 오전에 출발해서 하루 안에 바다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감성 카페까지 들를 수 있는 당일치기 바다 여행 코스! 딱 세 가지만 챙기면 돼요. 넉넉한 시간, 편한 신발, 그리고 오늘 떠날 마음. 자, 이제 어디로 갈지만 정하면 돼요.
서울 출발: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
카페: 카페 동백
맛집: 해풍조개구이
서울에서 멀지 않은 인천 을왕리는 진짜 마음만 먹으면 다녀올 수 있는 바다예요. 차로 1시간 남짓. 해변 도착해서 슬리퍼 갈아 신고 바다부터 보러 나가요. 백사장이 제법 넓고 산책로도 잘 되어 있어서 천천히 걷기 좋아요. 여름 아니어도 충분히 예뻐요, 파도 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좀 가벼워지니까요.
근처에 ‘카페동백’이라는 예쁜 바다 전망 카페가 있는데, 통유리 너머로 파란 바다가 그대로 펼쳐져서 커피 마시면서 멍 때리기 딱이에요. 수제 디저트도 은근 잘해요, 특히 레몬케이크!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을왕리 하면 조개구이! 바닷바람 맡고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가 고파지거든요. ‘해풍조개구이’는 로컬 사이에서도 유명한 곳인데, 종류별로 나오는 신선한 조개구이에 숯불향까지 더해지니 그냥 끝이에요. 여럿이 가면 모둠조개 시켜서 라면까지 마무리하면 완벽해요.
대전 출발: 태안 꽃지해수욕장
카페: 카페 쉼표
맛집: 바다향기짬뽕
대전에서 두 시간 반쯤 달리면 도착하는 태안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은 서해의 잔잔한 매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에요. 특히 노을 질 때 정말 예쁘거든요. 바다 앞에서 그냥 멍하니 앉아 있어도 힐링이 되고, 모래사장 따라 걷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걸은 김에 따뜻한 차 한잔 생각나죠? 그럴 땐 ‘카페 쉼표’가 좋아요. 이름처럼 조용하고, 인테리어도 차분해서 편하게 쉬기 좋은 공간이에요. 햇살 좋은 날엔 창가 자리 추천이에요. 거기 앉으면 그냥 시간 멈춘 것 같거든요.
근처에 꼭 들러야 할 맛집이 있는데요, ‘바다향기짬뽕’이라는 중식당이에요. 얼큰하고 해물이 실한 짬뽕 국물이 진짜 기가 막혀요. 해산물도 통으로 들어가 있어서 속 풀리는 느낌이 들고요. 식사 시간엔 줄 서는 경우도 있는데, 기다릴 만한 가치 있어요. 바다 보고 짬뽕 한 그릇, 진짜 찐 조합이죠.
대구 출발: 경주 감포 해변
카페: 카페 비치인더가든
맛집: 감포항물회
대구에서는 감포가 딱이에요. 경주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되는 거리라 차로 1시간 반이면 넉넉해요. 감포는 관광지 느낌보다는 소박하고 조용한 어촌 분위기라 힐링하고 오기에 정말 좋아요. 바다 앞 등대 근처까지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고요해지고요.
여유롭게 산책하고 나면 딱 좋은 곳, ‘비치인더가든’. 이름처럼 정원에 둘러싸인 바다 전망 카페인데, 야외석 앉아서 바닷바람 맞으면 그 자체로 영화예요. 커피도 좋지만, 자몽에이드랑 수제 브라우니 조합은 꼭 드셔보시길.
그리고 감포에 왔다면 ‘감포항물회’는 무조건 추천이에요. 탱탱한 생선회에 살얼음 육수까지 시원하게 들어간 물회는 감포 바다에서 먹어야 제맛이에요. 비리지 않고 재료 신선해서 혼자서도 뚝딱 먹을 수 있어요. 여름엔 더 인기 많지만, 봄바람 쐬며 먹는 물회도 꽤 낭만적이에요.
가끔은 멀리 가지 않아도 좋잖아요. 오히려 가까운 바다에서, 익숙하지 않은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이 더 특별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서울, 대전, 대구처럼 큰 도시에서도 조금만 움직이면 이렇게 바다도 보고, 좋은 카페와 맛집까지 만날 수 있어요. 하루는 짧지만, 그 하루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