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경비로 떠나는 여행지

여행은 거창할 필요 없다. 누군가는 말한다. ‘돈이 있어야 여행을 가지.’ 하지만 진짜 여행은, 발끝만 움직일 용기만 있으면 된다. 적은 경비, 그러나 풍성한 기억. 2025년, 나는 그렇게 여행을 시작했다.

큰 계획은 없었다. 비싼 호텔 대신 조용한 게스트하우스, 미슐랭 레스토랑 대신 골목 작은 식당. 화려한 쇼핑 대신, 마을 시장 구석구석을 걷는 게 더 좋았다. 필요한 건 단 하나, "진짜 나"를 만나고 쉬고 싶은 마음.

추천 1: 국내 최소비용 여행코스 — 소소하지만 꽉 찬 하루

국내에도 가성비 좋은 여행지가 참 많다. 나는 강릉으로 갔다. KTX를 타면 2시간 만에 도착하는 바다 도시. 숙소는 2만 원짜리 게스트하우스. 공용 거실에서 만난 사람들과 "오늘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모두 함께 정동진 일출을 보기로 했다.

정동진의 새벽 공기는 묘하게 따뜻했다. 숨을 쉴 때마다 바다 냄새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햇살이 수평선 위로 올라올 때, 누군가 나지막이 말했다. "이 순간, 돈으로 살 수 있을까?" 모두 말없이 웃었다. 그 순간, 우리는 세상 누구보다 부자였다.

시장에서는 3천 원짜리 물회 한 그릇에 인생 감동을 맛봤다. 30분 걷다 만난 카페에서 5천 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 통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바다를 보며,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추천 2: 해외 저예산 여행 — 가까운 나라에서 큰 행복을

조금 더 멀리 가고 싶다면, 동남아가 제격이다. 특히 베트남 다낭. 왕복 항공권이 30만 원대면 구할 수 있고, 하루 숙박비도 1~2만 원 수준이다. 현지 음식은 말할 것도 없다. 바삭한 반미 샌드위치, 따뜻한 쌀국수 한 그릇이 천 원 남짓.

하루 종일 시내를 걷고, 강변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다가, 노천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 그 모든 시간이 합쳐도 1만 원이 안 들었다.

호이안 야시장에서는 손수 만든 소품들을 구경하고, 해질 무렵에는 투본강을 따라 종이배를 띄웠다. 소원을 담아 조심스레 물에 띄우는 순간, 뭔가 마음 깊은 곳이 따뜻해졌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았다. 싸구려처럼 보여도, 그 안엔 진심이 있었다.

비교: 국내 vs 해외 저예산 여행, 어디로 갈까?

국내 여행은 가깝고 안전하다. 언어 장벽도 없고, 아픈 일이 생겨도 바로 병원을 갈 수 있다. 특히 부모님이나 어린 동생들과 함께라면, 국내 여행이 주는 안정감은 무엇보다 크다.

반면 해외 여행은 ‘낯선 설렘’을 준다. 새로운 언어, 새로운 거리, 새로운 사람들. 모든 것이 처음이라, 매 순간이 특별하다. 게다가 환율이 좋은 나라를 고르면 국내보다 오히려 더 저렴하게 다녀올 수도 있다.

국내 여행이 ‘따뜻한 집밥’ 같은 느낌이라면, 해외 여행은 ‘새로운 레시피에 도전하는 요리’ 같달까. 둘 다 다르지만, 둘 다 소중하다.

어디를 가든 중요한 건, 경비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떠나는지다. 조금 불편해도 괜찮다.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 진짜 여행은,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거니까.

돈이 많아야만 좋은 여행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최소한의 경비로도 우리는 얼마든지 맛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다. 2025년, 어디든 좋아. 발을 한 걸음만 내디뎌보자. 우리가 발견할 건 새로운 풍경만이 아니라, 새로운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