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가서 봉사를 해보면 어떤 기분일까?” 누군가는 도전처럼, 누군가는 휴식처럼 아프리카를 꿈꿉니다. 저도 그랬어요. 그냥 평범한 20대였고, 지친 일상 속에서 무언가 나를 흔들어줄 특별한 순간을 찾고 있었죠. 그러다 문득, ‘여행 같지 않은 여행’을 해보고 싶었고, 그렇게 봉사라는 단어가 제게 다가왔습니다. 아프리카는 낯설고도 뜨겁게 저를 끌어당겼어요. 그중에서도 케냐와 탄자니아는 가장 많은 이야기를 가진 나라들이었죠.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느낀 케냐와 탄자니아의 봉사경험을 바탕으로, 진심을 담아 전하고 싶습니다.
케냐, 웃음과 소음으로 가득한 생명의 땅
처음 나이로비 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기의 냄새부터 다르더라고요. 흙냄새, 향신료, 땀, 그리고 사람들의 숨결까지 섞인 생생한 공기. 도시 안은 생각보다 훨씬 현대적이었지만, 차창 밖 풍경은 금세 초원과 들판으로 바뀌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자연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제가 봉사를 했던 지역은 나이로비 외곽에 위치한 작은 마을 학교였습니다. 아침이면 먼지가 풀풀 날리는 길을 지나 학교로 갔고, 교실에 들어서면 아이들이 “티처~!”라며 안기듯 달려왔죠. 영어도, 스와힐리어도 잘 못했지만 아이들의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잊지 못할 하루가 있어요. 어떤 날은 한 아이가 자기 도시락을 몰래 제 손에 쥐여줬어요. 말없이요. 나눌 것도 부족한 아이였는데, 그 작은 행동이 얼마나 큰 울림으로 다가왔는지 몰라요. 봉사라고 해서 제가 주는 입장일 줄만 알았는데, 그날 저는 많은 걸 받았어요. 순수함, 다정함, 그리고 살아있다는 감각. 케냐는 ‘활기’ 그 자체였습니다. 마음으로 소통한 느낌이였어요. 사람들은 거리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고, 유난히도 눈을 마주치길 좋아했죠. 누군가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보다 따뜻하다는 느낌, 말 안 해도 통하는 공기의 밀도, 그게 케냐였습니다.
탄자니아, 고요한 시간 속에서 만난 나
탄자니아에서는 아루샤 근처의 시골 마을에 머물렀어요. 이곳의 아침은 정말 조용해요. 새 소리와 이따금 소 몰고 가는 소년의 웃음소리 외엔 아무것도 없었죠. 처음엔 그 침묵이 낯설고 어색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오히려 그 고요함이 너무나 위로가 되더라고요. 아이들과 매일같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도, 탄자니아의 봉사는 케냐보다 훨씬 느리고 깊었어요. 여기선 ‘효율’이나 ‘성과’보다는 ‘관계’와 ‘존중’이 먼저였죠. 아이들의 눈은 언제나 조심스럽고 조용했지만, 신뢰가 쌓이고 나니 작은 손으로 제 손을 꼭 잡고선 말없이 미소를 지어줬어요. 그 눈빛이, 정말 많은 말을 하고 있었어요. 하루는 현지 가정에서 하루를 함께 보내는 기회가 있었는데, 어머니가 흙으로 만든 조리실에서 요리를 하시며 조용히 제게 이런 말을 하셨어요. “당신이 여기 와줘서 고마워요. 아이들이 달라졌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면서도 왜인지 눈물이 났어요. 내가 뭔가를 해냈다는 생각보단, 내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을 거예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순수한 마음으로 가서 경험한 것이 그 이상의 감동을 주고 저의 삶에 전환점이 되기도 했어요. 탄자니아의 밤은 정말 특별합니다. 별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전기는 없지만 오히려 그 어둠 속에서 우리는 더 가까워졌어요. 이야기도, 웃음도, 고요함도 더 진하게 느껴졌거든요.
여행자이자 봉사자로서, 어디를 선택할까?
케냐는 분명 역동적이고 활기찬 에너지를 주는 나라예요. 처음 봉사활동을 도전하거나 새로운 문화에 금세 적응하고 싶은 사람에겐 잘 맞아요. 아이들이 적극적이고, 마을 사람들도 외부인을 따뜻하게 맞아줍니다. 반면 탄자니아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곳이에요. 느리게, 천천히, 더 오래 머물며 사람과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면 탄자니아를 추천하고 싶어요. 두 나라는 모두 제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곳이에요. 단순히 ‘도와주는 여행’이 아니라, ‘서로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정말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물렀어요.
케냐의 활기, 탄자니아의 고요함. 봉사활동의 모습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사람의 따뜻함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당신이 지금 어떤 감정을 안고 있든, 두 나라 중 하나는 꼭 당신에게 맞을 거예요. 여행보다 깊고, 일상보다 특별한 그 시간을 원한다면, 아프리카 봉사를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이제, 당신은 어느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나요?